우아한테크코스에 합류하면서 나는 두 종류의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본래 내향적이고 생각이 불필요하게 많은 성격이다. 남의 눈치를 보는 일도 잦고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따라서 나는 어딜 가든 주관을 많이 숨기는 성격이다. '튀지 않으면 반이라도 가니까', 이런 생각이 내 삶에 있어 지배적이었다.
물론 어떤 무리에 가든 반이라도 간다는 것은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통스럽기도 하다. 내 주관을 끊임없이 숨기다 보면 가끔은 나 자신에 대한 확신도 잃어버린다.
누군가 "너는 어떤 사람이야?" 라고 묻는다면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우아한테크코스에서 들은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자신을 감추지 마라' 였다. 이는 내 지금까지의 가치관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말이다.
사회 어디에서도 이런 말을 하는 곳은 없었다. 당황스러우면서도 정말 그래도 되나?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일단 믿어보기로 했다.
이제 늘 출근하면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해보려고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발표를 듣고 공개 질문을 해보거나, 스터디에서 토론을 열심히 하는 등.. 작년까지만 해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다.
이처럼 나는 우테코 생활을 하면서 첫번째로 나를 찾는 여정을 떠나게 되었다.
두번째로 나는 목적지가 없는 여행을 떠나고 있다.
우테코에서는 내가 어디로 가야할 지 짚어주지 않는다. 처음에는 굉장히 답답했다.
학습해야 할 키워드는 많은데 제한된 시간에서 무엇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울 것인지 고민이 많이 되었다.
하지만 한 달 가량 생활하면서 이렇게 목적지가 없는 여행은 그만큼 즐겁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목적지가 존재하면 목적지에 도달하는 순간 여행의 의의는 사라진다.
반면 목적지가 없다면 지금 느끼고 배우는 것들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된다.
캠퍼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크루들마다 관심 있어 하는 주제가 모두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수많은 뱃사공들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노를 젓는다.
하지만 우아한테크코스에서 한 달 생활하면서 느낀 생각은 다음과 같다.
"엉뚱한 곳에 도착하게 되더라도, 노를 젓는 과정 자체가 즐겁기 때문에 괜찮지 않을까?"
노를 젓는 과정이 즐거워진다면 언제든지 세계 어디로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된다.
나침반 하나 없이 망망대해를 건너는 것, 이것이 나의 두번째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