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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가 가지는 의의

오픈소스는 확실한 금전적 대가가 보장되지 않는 프로젝트이다. 엄선된 인원이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 또한 아니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수많은 이들이 참여했고,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허술한 아마추어의 작품이 아닌 강력한 소프트웨어로 세상을 흔들고 있다.

그 누구도 유닉스 이외의 체계가 나오고, 그것이 심지어 자유로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기업이 만들지 않은 OS,그것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Windows를 이길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오픈소스가 성공한 이유는 오픈소스 그 자체로 강력한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오픈소스는 누구나 보고, 누구나 수정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폐쇄적인 집단에서는 받을 수 없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오픈소스는 무질서한 것이 아닌 지극히 효율적인 자유인 것이다.

또한 오픈소스는 직접 밥을 먹여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생계유지가 걸리지도 않았는데 참여자들은 매우 열성적이다. 그 이유는 오픈소스는 회사의 것이 아닌 온전히 자신과 동료들의 것이 될 수 있다. 본인이 하고 싶어서 참여하고, 오직 본인을 위해 작업한다. 모든 영예는 자신의 것이다. 그러기에 개인의 자아실현을 위해 수행하는 최상급의 노동개념이 적용될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오픈소스에 참여하는 이들은 지적유희를 즐기는(enjoy playful cleverness) 이들, 해커(Hacker)이다. 공자는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라는 말을 남겼다. 이는 현대사회에서의 진로나 성공을 이야기할 때 즐겨 인용되며, 그 신빙성을 나름 인정받고 있다. 이 격언대로 라면 오픈소스에 참여하는 해커들은 아는자, 좋아하는 자를 넘어선 "즐기는 자"모드 이기 때문에 불규칙하고 무질서하게 참여하는 것처럼 보여도 극도의 효율을 내는게 가능하다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오픈소스는 강력하고 혁신적인 과제수행 모델의 성공을 세상에 보여줬다 할 수 있다. 그 결과 이를 정치제도에 적용하려고 노력하는 이들도 있다. 산업시대부터 이어져 온 소수로 이루어진 정치기관, 의회의 방식보다 좀 더 발전되고 민주주의에 가까운 무언가를 시도 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이어진 것이다. 아르헨티나에서 "Democracy OS"운동을 벌였던 피아 만치니(Pia Mancini)는 그 인물들 중 하나로, El Partido de la Red(인터넷당)의 설립자이자 대표이다. 그녀는 오픈소스의 방식과 유사하게 정치참여방식을 개선하려 했었다. 하지만 투표에서 지지율을 1.2%로 그쳐 의석을 얻지는 못하였다. 그녀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단순히 시도 방식의 시행착오와 기득권의 반발로 인한 것이라 주장하였는데, 이에 대해서는 논쟁이 많긴하다. 그러나 이를 인정하며 아르헨티나의 정치적 수준과 시민의식 수준, 인터넷 보급율, 민주주의 수준, 등을 또 다른 원인으로 언급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현재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방법을 조금 바꾸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으며, 그 철학을 TED에서 강의하여 많은 공감을 얻기도 하였다. 물론 현재 해당운동의 진행은 순탄치 않지만 그러한 시도를 일으켰다는 사실만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 마치 제레미 리프킨이 말한 공유사회의 도래가 겹쳐보이기도 한다. 주권을 가진이들이 직접참여하기 힘들고, 참여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 그리고 관료제에서의 인내가 필요한 민주주의. 권력자를 뽑을 뿐 그 의사는 거대 자본이 결정하는 완전하지 못하고, 시민에 대한 공감이 부족한 민주주의는 산업혁명 시대라는 구시대의 산물로 3차 산업혁명에 맞춰 바뀐 인프라와는 괴리감이 상당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한 방법론적 혁명이 사회적 혁명으로 이어진 사례는 이미 하나 있다. 본인이 벌은 돈은 본인이 가진다는 자본주의의 시작이 민주주의로 이어졌었다. 이는 오픈소스의 방법론적 혁명이 사회적으로 충분히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이를 비약으로 보더라도 강력한 방법론으로써 소프트웨어계에 강대한 기반을 남기고, 발전을 가져다 주었다는 사실에는 이의가 없다.